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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볼만한 곳

걷기 좋은 안성의 역사 유적지 죽산 향교의 방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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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암행어사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박문수는 죽산면에 와서 기도를 드린 뒤에 장원급제를 하였는데 서른세 살의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고 4년 후에 암행어사에 발탁이 된 것이라고 합니다. 죽산 향교에 현존하는 건물로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대성전,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명륜당, 동재(東齋)·서재(西齋)·내삼문(內三門) 등이 있습니다. 

 

교향곡의 첫 부분은 나머지 부분을 규정하는 주제 선율이 등장합니다. 이 곡이 어떤 색깔로 만들어질지에 미리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람 또한 나이가 들수록 바뀌게 되지만 자신만의 주제 선율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교향곡에서 음이 빨라질 때도 있고 늦추어질 때도 있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죽산 향교를 와본 것은 두 번째입니다. 

음악은 위아래를 오가며 다양한 색을 보여줍니다. 만약 같은 선율로만 음악이 연주된다면 더없이 지루할 것입니다. 인생은 때론 극적으로 때론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각양각색으로 연주됩니다. 삶에는 옳다 그르다는 정답은 없습니다. 

경기도 안성시의 옛 지명이 바로 죽산이라고 합니다. 고려 초에 죽주(竹州)라 하였는데 1413년(태종 13) 죽산현으로 하여 현감을 두었으며, 1434년(세종 16)에는 충청도 소관에서 경기도로 이속 시켰습니다. 

향교와 같은 공간은 배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합니다. 존 로크의 '교육에 관한 성찰'에서는 아이는 흰 종이나 밀랍처럼 깨끗하여 어떤 형태로든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존 밀턴은 아침을 보면 하루를 알 수 있듯이 아이를 보면 어른을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죽산 향교의 건물들은 크기가 소박하면서도 작은 건물로 명륜당 역시 소박하지만 고요함이 좋은 곳입니다. 앞서 말했던 박문수는 삼남지방의 굶주리는 백성들을 구할 수 있는 해결 방안으로 자신을 포함하여 대신들의 녹봉을 감해서 백성들을 구하자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그러자 대신들은 박문수를 비난하기 시작하고 그를 파직시키라고 상소를 올리게 됩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명확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고전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맹자는 천하에 도가 있으면 덕이 작은 자가 덕이 큰 자에게 부림을 당하고 현능함이 작은 자가 현능함이 큰 자에게 부림을 당한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천하에 도가 없으면 힘이 작은 자가 힘이 큰 자에게 부림을 당하고 세력이 약한 자가 세력이 강한 자에게 부림을 당한다고 했습니다. 

대성전은 모든 향교에서 갖추고 있는 건물입니다. 현능했던 사람들을 모시는 공간입니다. 무릇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후에 남이 업신여기고, 집안도 반드시 스스로 망친 후에 남이 망치고, 나라도 반드시 스스로 공격한 뒤에 남이 공격한다고 했습니다. 

여름이 갈 것처럼 하더니 아직 미련이 남았는지 그 더위를 아직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인은 사람이 사는 편안한 집이고 의는 사람이 걸어가는 바른길입니다.

죽산 향교를 돌아보고 나오는 길에서 무궁화가 보였습니다. 

무궁화도 이제 조금 있으면 꽃봉오리를 떨어트릴 것입니다. 무궁화의 속명 Hibiscus는 이집트의 히비스신(Hibis神)을 닮았다는 뜻으로, 곧 히비스신처럼 아름답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성전에도 모셔져 있는 최치원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서 신라를 근화향(槿花鄕:무궁화의 나라, 신라를 뜻함)이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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