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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볼만한 곳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공주의 계룡산 갑사 오리산길 탐방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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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울긋불긋 단풍이 손짓합니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시절입니다. 세계유산의 도시 충청남도 공주는 이 가을에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입니다. 오늘은 국립공원 계룡산의 정기를 받은 천년고찰 갑사의 오리숲길과 자연관찰로를 걸으며 가을 속으로 풍덩 빠져보았습니다. 

갑사 주차장에서 바라다본 계룡산 산줄기의 모습입니다. 계룡산(鷄龍山)은 주봉인 상봉(천왕봉), 연천봉,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 볏을 쓴 용의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국립공원 계룡산은 그리 높은 산이 아니면서도 산봉우리가 줄지어 날카롭게 솟아 있고,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와 울창하게 들어선 나무들이 깊은 골짜기에서 흐르는 맑은 물과 어울려, 뛰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 가을이면 단풍이 너무도 곱게 들어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갑사계곡을 가로지르는 아치형 나무다리를 건너면서 갑사 오리숲길로 접어듭니다. 

오리는 십 리(4km)의 반(2km)이라는 뜻이지만 갑사 오리숲길은 사실 1km 남짓에 불과한 길지 않은 갑사의 진입로입니다. 가을이면 단풍으로 곱게 물들기 때문에 예로부터 ‘춘마곡 추갑사’(春麻谷 秋甲寺)라 하여 갑사의 가을 정취를 높게 평가해 왔습니다.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서 오리숲길은 더욱 울창해집니다. 

빨강, 주황, 노랑, 갈색 물감을 뿌려 그림을 그린 듯 알록달록한 단풍이 가을 여행객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갑사는 온통 가을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곧 낙엽이 되어 흩날리고 위태롭게 달려 있던 단풍잎이 마지막 잎새가 되어 겨울을 부를 것입니다.

계룡산 갑사(甲寺)는 백제 구미신왕 원년(420)에 아도화상이 창건했다는 설이 있으나 기록으로 분명한 것은 무령왕 3년(503)에 천불전을 중창했다고 하니 어쨌거나 백제 웅진 시대의 주요한 사찰이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절이지만 ‘으뜸 甲’자를 쓸 만큼 아름다운 곳에 자리한 천년고찰입니다. ​

갑사 너머로 계룡산 줄기가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 

갑사의 화려한 단청과 울긋불긋 가을 산, 파란 가을 하늘이 멋지게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이제 갑사구곡(甲寺九曲)이라고 불리는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갑사계곡 자연관찰로를 따라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옵니다.

갑사계곡 옆에는 명상학교라고 불리는 기와 건물이 가을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갑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면서 계곡의 물소리에 젖어 명상을 하면 저절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관찰로로 내려오는 길에는 문화재가 많습니다. 대적전 앞에 세워져 있는 갑사승탑은 원래 갑사의 뒤편 산 중턱에 파손된 채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승탑이란 훌륭한 스님의 사리를 담은 탑으로 부도라고도 불립니다. 보물 제257호로 지정된 갑사승탑은 팔각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사천왕상, 연꽃잎, 사자상 등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승탑은 고려 시대의 승탑들 가운데에서도 조각이 뛰어나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보물 제256호 갑사 철당간 지주가 자연관찰로 옆에 높게 솟아 있습니다. 당간은 절 앞에 세우는 깃대인데, 아래에 한 쌍의 돌로 만든 당간지주가 철당간을 지탱해 주고 있습니다. 갑사 철당간은 지름 50cm의 철통 24개를 이어놓은 것으로 당간의 높이는 약 15m에 이릅니다. 

계곡의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걷는 자연관찰로에 소리 없이 낙엽이 쌓입니다.

계룡산 갑사 오리숲길에 가을이 깊어갑니다. 단풍이 들었는가 했더니 벌써 낙엽이 수북이 쌓입니다. 이제 곧 갑사 가는 길에서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언제 와도 아름다운 갑사 오리숲길과 자연관찰로를 거닐며 여러 문화재도 감상하고 단풍을 보면서 가을 정취에 흠뻑 빠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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