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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볼만한 곳

공주에서 새롭게 가볼만한 레트로 느낌이 가득한 공주 옛 읍사무소 방문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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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하늘은 종종 변덕을 부리듯 먹구름이 몰려오다가도 구름 사이로 푸르른 하늘을 보여주곤 합니다. 겨울 날씨와는 달리 한결같은 마음으로 공주를 사랑한 인물에 대한 전시가 있던 공주 옛 읍사무소를 찾았습니다. 

등록문화재 제433호 공주역사영상관

붉은 벽돌과 중앙의 원기둥 4개의 웅장함이 먼저 눈에 들어와 과거의 어느 장소에 와있는 듯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문을 통해 들어가면 왠지 100년 전의 역사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습니다. 공주 옛 읍사무소는 1920년대 충남금융조합연합회관으로 건립된 후 30년대 공주읍사무소로 이용한 곳입니다. 

공주 옛 읍사무소 1층에는 2022년 공주학 아카이브 구축 사업 故 윤여헌 교수 기증 기록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어느 법학자의 공주 향토사 愛' 전시는 서거 1주년이 되는 지난 11월 공주지역사 연구와 발전에 큰 공헌을 남긴 윤여헌 교수를 추모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전시입니다. 생전의 윤여헌 교수로부터 기증받은 기록물 약 3,600점을 토대로 그의 삶과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윤여헌 교수는 1928년 탄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녔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윤여헌 교수는 공주 공립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다녔습니다. 윤여헌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였음에도 1년 후 모교인 공주고등학교 독일어 교사로 부임해 교육자로서 활동의 폭을 넓히며 공주사범대학에 교수로 30년을 대학 강당에서 보냈습니다. 

윤여헌 교수는 '공주 지성 1호'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향토사 연구에 진심이었습니다. 공주 향토문화연구회를 조직해 향토사 연구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공주에 연고가 있는 일본인들의 모임인 공주회 8대 회장 아메미야 히로스케로부터 그의 부친이 소장하던 유물 328점을 기증받게 했습니다. 유창한 일본어 실력과 친화력으로 유물 기증에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윤여헌 교수는 천재라고 할 정도로 박식한 분이라는 것을 전시물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글쓰기는 물론이요 독일어, 불어, 일어에 영어까지 5개 국어를 사용하는 대단한 실력자였습니다. 교육자로서 학자로서 글과 책을 가까이하면서 생활 속에서도 기록을 남기고 오랫동안 보존하였습니다. 전시물에는 빼곡히 필기하고 보관한 모습에서 왠지 저도 오늘부터 일기로 기록을 남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윤여헌 교수님의 살아생전의 모습과 당시 시대 배경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영상 바로 앞에는 공주의 거리를 모형으로 만나 실 수 있습니다. 공주에서 태어나 누구보다 공주를 사랑했던 윤여헌 교수의 모습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 다행입니다. 

학자의 방 전시에는 소학교 5학년 때부터 쓰던 가장 오래된 유품인 책상이 보이는데요. 매일 저 책상에 앉아 공주를 위해 애쓰셨을 모습이 그려지는 듯한 온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윤여헌 교수님에 대해 여러분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공주 옛 읍사무소 2층에는 '백제의 옛 도읍 공주와 공주 사람들 이야기'라는 사진기록을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면서 아이들에게는 신기할 정도로 오래된 전시물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옛날 전화기는 물론 처음으로 만져보는 타자기는 아이들에게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골동품과도 같은 물건들이 곳곳에 있고 옛날에 이곳에서 근무하던 모습을 재연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건물 뒤 야외에는 분수대와 조형벤치가 있고 공간이 넓어 활용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보입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공주의 거리는 너무도 예쁘고 정겹습니다. 한발치 지나면 그림이 그려진 벽을 따라 시를 읽으며 다닐 수 있고, 또 발치 지나면 백제의 유물과 유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겨울에도 공주여행은 즐겁고 따스함이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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